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소년이 온다|5·18의 상처와 용기,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뿌리

by 스마트지식수집가 2025. 9. 26.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속 소년 동호와 그 시대 사람들의 고통과 용기를 통해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의미를 되새겨 줍니다.

 

한강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검은색 바탕에 흰색 안개꽃이 있음.

읽기 힘들지만 반드시 읽어야 할 이유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읽는 내내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는 작품이었습니다. 고문 장면과 죽음을 목격한 이들의 절망,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안고 살아가야 하는 죄책감과 상처가 너무 생생해 읽는 동안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너무 어린 학생들은 읽기 힘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책은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역사의 진실을 품고 있기에, 한 번쯤 용기를 내어 읽어야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내가 그 시대를 살았다면, 민주화를 위해 과연 저토록 용기 있게 나설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쉽게 대답할 수 없는 물음이었지만, 그 물음 자체가 나를 깊은 성찰로 이끌었습니다. 지금의 나는 그분들의 희생 덕분에 자유를 누리고 있음을 절로 깨닫게 되었고, 감사한 마음이 차오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한 이 자유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다시금 확인하며, 앞으로 내가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책임감까지 느끼게 되었습니다.

소년 동호와 다양한 시선들

작품의 중심 인물은 중학교 3학년 소년 동호입니다. 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뒤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을 수습하는 일을 돕게 됩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마주한 참혹한 현실은 독자에게도 큰 충격을 줍니다. 그러나 동호의 이야기는 단순히 한 소년의 비극으로 그치지 않고, 그 시대를 살아낸 수많은 이들의 고통과 용기를 대변합니다.
은숙은 차가운 사회 속에서 살아남으려 애쓰는 현실을 보여주고, 고문을 당한 진수는 인간의 존엄이 짓밟힌 순간에도 지켜야 할 진실이 있음을 증언합니다. 또한 선주는 사랑하는 이를 잃고도 삶을 이어가야 하는 무거운 숙명을 드러내며, 정대는 짧지만 강렬한 죽음을 통해 민주화의 희생을 상징합니다.
소설은 단순히 사건을 나열하지 않고, 각자의 시점에서 5·18의 고통과 상처, 그리고 인간다움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이렇게 다양한 목소리가 모여, 독자는 단일한 서사가 아니라 파편화된 기억과 감정 속에서 역사를 더욱 실감나게 체험하게 됩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상처와 존엄

특히 동호의 어머니는 아들을 잃은 슬픔과 죄책감을 안고 살아갑니다. 단순히 개인적인 아픔에 그치지 않고, 자식을 지켜주지 못한 어머니로서의 무력감과 시대가 남긴 상흔까지 함께 짊어지며 살아갑니다. 고문을 당한 진수는 인간이 인간에게 가할 수 있는 잔혹함을 온몸으로 증언합니다. 그의 몸에 새겨진 상처는 단순히 개인의 고통이 아니라, 폭력 앞에서 무너진 정의와 국가 폭력이 남긴 흔적을 보여줍니다. 출판사에서 일하는 은숙은 5·18 이후의 사회를 살아내며 여전히 이어지는 상처와 기억을 보여줍니다. 그는 평범하게 살아가려 하지만, 일상 속에서도 그날의 그림자가 끊임없이 따라붙음을 드러냅니다.
이렇듯 『소년이 온다』는 역사적 사실을 넘어, 살아남은 이들이 짊어진 삶의 무게와 그 안에서 여전히 지켜낸 존엄성을 세밀하게 드러냅니다. 더 나아가 이 소설은 기억하고 증언하는 일이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지탱하는 힘임을 강조합니다. 독자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통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던 인간다움과 연대의 가치를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역사는 현재 속에 살아 있다

읽으면서 가장 크게 다가온 메시지는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안에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광주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는 지금 자유롭게 말하고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자유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누군가의 피와 용기 위에 세워진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책은 끊임없이 일깨워 줍니다. 더 나아가 『소년이 온다』는 단순한 역사 소설을 넘어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와 태도를 질문합니다. 민주주의는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진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이 부서진 자리에 세워진 것임을 알게 될 때, 비로소 우리는 자유의 무게를 올바르게 감당할 수 있습니다. 또한 책은 기억을 잊지 않고 이어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합니다. 망각은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기에, 우리는 그날을 되새기며 현재를 살아가야 한다는 책임을 느끼게 됩니다.

인간 존엄과 연대, 그리고 용기의 의미

『소년이 온다』는 인간의 존엄과 연대, 그리고 용기의 의미를 묻습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에게 ‘지금의 자유를 어떻게 지켜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독자가 몸으로 역사를 느끼고 현재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강력한 문학적 체험을 하게 합니다. 더 나아가 작품은 우리가 흔히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의 자유조차도 수많은 희생의 결과임을 일깨워 줍니다. 연대란 단순히 함께하는 마음이 아니라, 누군가의 고통을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태도임을 보여 주며,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 속에서도 옳은 선택을 하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독자는 책을 덮은 뒤에도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안고 돌아서게 되고, 이는 단순한 독서 경험을 넘어 삶의 방향을 바꾸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읽고 난 뒤 남은 책임감

나 역시 책을 덮은 뒤 오래도록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그 무거움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이어졌습니다. 읽기 힘들었지만, 반드시 읽어야 할 이유가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소년이 온다』는 과거의 기록을 넘어 지금 우리 삶의 방향을 비추는 거울이자, 희생자들에게 바치는 문학적 추모라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 책은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자세로 미래를 맞이해야 하는지 묻습니다.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일은 희생자들에 대한 예의이자, 다시는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의무입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민주주의의 가치와 자유의 무게를 더욱 절실히 느꼈고, 앞으로의 삶 속에서 작은 행동이라도 올바른 길을 선택하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 책임감은 나 개인의 성찰을 넘어, 우리 모두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과제임을 확인하게 됩니다.